담담히

모험가.
2025-04-15
조회수 100

주식으로 모든걸 가졌었고,

넘칠만큼 풍요로웠다.

경제적 자유도, 젊은 나이에 이뤘었다.


10년 평균 수익률은 32%.

그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그 시절 내가 쌓아올린 시간의 무게였다.

그동안 투자한 모든 회사에서 손절 없이,

익절만 해왔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절제’라는 단어도 점점 희미해져 갔다.

점차 겸손함을 잃어갔고, 투자 초심도

잊고 살았다.


그 영광 뒤에는,

주식으로 크게 잃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성공한 투자만을 하다가 실패한 투자를

경험해 보니,

비로소 명확한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러고 나서야 조금씩, 이제야 무엇이 진짜

소중한 건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아가고 있다.


지금 돌아보면,

수익률 32%가 지금 와서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더 큰 수익률을 좇으며 내 안의 야망과 탐욕은

점점 커졌었고,

결국 나는 리스크를 무시한채

내가 세웠던 투자 원칙까지 스스로 무너뜨렸다.


한번의 잘못된 투자 선택의  대가는,

회사의 상장폐지와 휴지조각이된 주식이었다.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기 위해 경영권 분쟁까지

해봤지만,

그 끝에서 마주한 것은, 권모술수로 가득 찬

사파(邪派)의 세계였다.



나는 수익률 대회에 참가한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높은 수익률에 집착하고,

점점 매몰되어 갔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돈을 좇아 쉼 없이 전력질주하고 있었다.

사실 투자는 산책하듯, 여유롭게 걸어야 하는

길인데 말이다.

 

이제는 평온한 마음으로,

걱정없는 가치투자가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삶을 다잡고 있다


늘 앞설 필요는 없고,

누구보다 빨라야 할 이유도 없다.


다만,

스스로 믿는 투자 원칙을 지키며

내 걸음으로,

내 호흡으로,

투자에 대한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산책하듯, 평생을 담담히 투자하고 싶다.